반응형

안녕하세요!

이번달은 주말 근무도 많고 이것저것 투어를 많이 다녀서 이제야 돌아왔네요!
결혼 준비 중에서 감정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식장을 정할 때의 투닥거림이었는데요... 이번에는 가장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예물시계 구입기입니다!

저는 시계를 좋아하긴 하지만, 뭔가 사치라고 생각해서 한 번도 비싼 시계를 구매해 본 적은 없었는데요. 특히 오토매틱 시계를 구입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저것 많이 찾아서 잡지식으로 알고 있는터라 예물시계를 정할 때부터 확실한 기호는 있었습니다.

먼저 첫 번째로 생각했던 것은 Bo에게 선물해줬던 론진 '레전드 다이버'였습니다. 예물을 해주시는 거지만 커플 시계를 끼고 다니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사이즈만 맞는다면 남녀 가리지 않고 잘 어울릴만한 디자인이 나오는 시계라고 생각되서였습니다. Bo는 36mm 모델을 샀지만, 42mm 모델로 짙은 색을 사서 같이 끼고 다니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특히 클래식한 라인 외에 최근에 신제품으로 여러 색상이 나오고, 다이버 시계로 빈티지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브론즈 버전이 출시되어서 조금 고민은 되었지만, 그렇지만... 나중에 큰맘 먹고 충분히 살 수 있다고 판단되서 반려.

가격대는 약 300-400만원 대로 주요 라인업을 구매 가능합니다!

초록색 다이얼, 브론즈 케이스로 유행을 잘 따라가고 있군요.

두 번째로 생각했던 건 바로 '오메가'였습니다. 속칭 롤오까로 불리는 예물 시계 3 대장 중에 하나이고, 마케팅만 잘했어도 지금 롤렉스와 같은 위상이었을 애증의 브랜드입니다. 예물 시계라는 부분에서 '가성비?'를 따진다면 오메가만한 브랜드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계는 완벽한 가성비, 성능, 소재, 스펙이라는 공학적인 부분은 배제하고 결국 감성으로서 착용되는 것이거든요. 사실 오토매틱 시계라는 것 자체가 매우 불완전한 것으로 애플워치 또는 전파시계, 지샥 등보다 절대절대 정확할 수 없습니다. 또 가끔 특이한 소재, 매우 긴 파워리저브, 방수, 마감 등을 모두 갖춘 시계들이 나오지만(ex/ 그랜드 세이코) 사람들이 결국 선택하는 것은 이런 완벽한 시계 대신 약간의 결함이 있는 시계들이거든요..

오메가에서는 두 가지 모델이 끌렸었는데 결국 구매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사실 올해 2월 1일에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라 구매를 할 꺼였으면 진작 했어야 했고, 막상 제가 생각했던 모델이 생각만큼 끌리지는 않았습니다. 방구석에서 봤을 때는 달에 처음으로 차고 간 시계라는 스피드 마스터 '문워치'라는 모델이 원픽(특히 달에 갔다는 헤리티지를 챙기기 위해서 운모 모델)이었구용. 두 번째로는 국밥 같은 예물 시계인 시마스터 아쿠아테라가 끌렸습니다.

문워치 프로페셔널 운모 모델, 시마스터 아쿠아테라

아쿠아테라는 모나지 않은 모범생같은 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 생긴 얼굴에, 마감도 훌륭하고... 다만 브레이슬릿의 퀄리티는 개선이 필요하겠지만, 이 부분을 제외하면 이 가격대에 적수가 없는 느낌이랄까요? 근데 사람 심리란 게 참 놀랍습니다. 애초에 시계를 차고 시간을 확인한다는 것이 비효율적이다 보니 이렇게 완벽한 시계는 생각보다 잘 끌리지가 않아요... 뭔가 엄친아 같은 느낌. 또 하나만 살 수 있다면 졸업템을 사면 좀 그렇잖아요. 그래서 선택하지 않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그에 비하면 문워치는 아폴로 호를 발사했을 때의 당시 기술과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시계이므로 어떻게 보면 구형 플랫폼으로 인한 결핍이 있는 시계입니다. 디자인으로 보면 흔히 '문방구 시계'를 닮았다는 분들도 있고, 와인딩 방식이 수동이라서 용두를 감아서 밥을 줘야하고, 방수도 약합니다. 그리고 운모 글라스라서 빛 반사는 덜하지만 스크래치에 약하기도 합니다.

좋았는데... 막상 갔더니 꽤 비싼 가격(약 천만원)에 비해서 뭔가 비싸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속물인가 봐요. ㅎㅎ 자랑하고 싶을 것 같은데 남들이 잘 못 알아볼 것 같아서? ㅠㅠ) 차근차근 시간을 두고 보면 분명히 매력을 느꼈을 것 같지만... 2월 1일에 가격이 인상된다고 해서 차분히 고를 시간이 없기도 했구요. 원래 선물은 받는 제 입장도 생각을 하지만 주는 사람이 주고 싶은 것을 받는 것이 또 예의잖아용. 그래서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로 생각했던 것은 국룰 3대장, 자타공인 예물 시계의 절대 강자, 바라보기만 해도 국밥 냄새가 나는 롤렉스였습니다. 사실 저는 좀 올드한 취향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좀 나이 들어 보인다는 콤비 모델도 좋아하는 편이고, 오히려 국밥인 서브마리너보다도 데이저스트, 데이데이트 모델 모두 제게는 하나도 올드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좋았거든요.

데이저스트, 데이데이트

플루티드 베젤에 쥬빌레 브레이슬릿 조합 또는 오이스터 브레이슬릿 등등의 조합으로 이미 생각해둔 모델들이 있었는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구매를 할 수가 있어야 말이죠. 그리고 완전 원하는 모델을 구하려면 대기까지는 이해가 가도 매장에 들어가는 것조차 어렵다면 믿어지십니까? 천만 원을 쓰면서 인간성의 바닥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말로만 듣던 오픈런, 피골, 성골 등등이 어떤 의민지 제대로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바빠서 몇 번 해본 적도 없습니다만....)

국내에는 롤렉스 공식 직영 셀러가 없고, 백화점 지점마다 각각 다른 수입총판사들이 운영을 하기 때문에 오픈런 방식도 다 다른데요.
일단 압구정 현백 본점, 무역센터점의 오픈런 방식은 전날 전화를 해서 다음날 입장 권한을 받는 '오픈콜' 방식이었고요...
이런거 끈기 있고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회사에 출근해서 이 짓거리를 할 순 없고, 제대로 맘먹고 하려면 연차를 두 번 써야 하므로... (전화를 걸기 위해 하루, 다음날 방문을 위해서 하루) 저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 포기해 버렸어요. 이 날은 아마 다른 웨딩 관련 일정이 있어서 연차를 쓴 김에 시도해 봤어요.....

이런식으로 전화를 여러 번해서 다음날 입장 권한을 받아야 합니다.

두 번째 방식은 인간의 존엄을 포기한.. 방식이 있습니다. 잠실 롯데백화점에서는 10시 반에 문을 오픈하는데요. 이때 문 앞에 서있다가 뛰어야 하는 말 그대로 오픈런! 방식이 있습니다. 한 번밖에 하지 않았지만 한 번만에 현타를 느끼게 해 준 과정이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행위는 명품을 구매한다는 자부심과 가치 있는 물건을 품위 있고 교양 있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분명 뛰지 말라고 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뛰는 모습에, 중국과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이는 그날의 광경을 보곤 어느새 정이 뚝 떨어져 버렸습니다. 전날 눈이 오고 겨울이라 날씨가 춥고 금리가 오른 까닭에 예전만큼의 열기는 아니라 해서 줄 자체는 분명 두 번째로 서있었는데요. 뛰지 않고 제 자신을 내려놓지 못해서... 36번의 대기 번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예전부터 이런 적극성이 부족한 것이 제가 항상 한 끗이 부족했던 이유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중간에 찍어서... 18번째 스샷밖에 없네요.


옆에 샤넬은 정중하게 전날 새벽부터 텐트 치고 대기하면 직원분이 나와서 대기 번호를 부여해 주셔서 몸은 고생해도 빠르게 들어갈 수 있어서 이 방식이 나은 것 같기도 합니다...

들어가면 뭐하니..

어찌어찌 들어가게 되었는데요. 중요한 것은 제가 원하는 모델은커녕 물건도 2개밖에 없었습니다. 번호를 잘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앞 번호는 물건이 들어오지 않아서 없거나, 너무 마지막 번호는 물건이 다 팔려서 없다는 후기가 많더군요.

들어갔는데 엄두도 안나는 남성용 모델 하나와 여성용 엔트리 모델 두 개만 있어서 결국 구매를 하지는 못했어요. 돈이 많았다면 구매를 했겠죠?? ㅠㅠ 뭔가 비참해지는 기분도 들어서 정이 뚝 떨어져 버렸어요 ㅠㅠ

이런 대우를 받고도 이 물건을 꼭 가져야만 한다면 그것도 잘못된 것 아닌가 싶었어요. 예물시계를 팔아서 리셀할 것도 아니고 프리미엄이 붙고 그런 게 사실 실사용자 입장에서 중요하진 않잖아용. 그래서 구매를 못..포기했습니다!

후 돈 많았으면 삿..을까요?

그리고 롤렉스에게 울컥한 점은 솔직히 컴플리케이션 워치도 안 만들면서 럭셔리 워치 메이커라고 말할 수 있는지.. 스카이 드웰러를 제외하면 주얼리 브랜드처럼 금, 보석을 통해서만 가격을 올리고 뚜르비옹, 크로노그래프, 퍼페추얼 캘린더, 미닛 리피터 등등도 없는 주제에!!!라는 신포도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돌고 돌아서 제가 중학생일 때부터 드림워치로 생각했었던 IWC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 모델을 구입하게 되었어요. 최근 출시한 마크 20이 굉장히 잘 나와서 그리고 로마자로 20을 표기했을 때 XX라서 균형감 있어서 구매하고 싶었는데요. 모두에게 그돈씨?라는 소리가 듣고, 심지어 IWC 셀러님께서도 다음에 세컨드 워치로 구매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말을 들어서 구매를 하지 못했어요. 나중에 돈 많이 벌죠 뭐...


실제로 보니 다이얼의 퀄리티가 넘사였던 것 같고요. 열처리로 만든 블루핸즈의 색감이 매우 영롱하고 예뻤습니다. 금색 초침, 포르투기저 오토매틱 40mm 모델 사이에서 굉장히 고민했는데, 결국 Bo를 비롯한 주변 모든 여성들의 pick인 크로노그래프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마크 20 녹판 예쁘긴 했더랬죠...
브레이슬릿은 재고가 없어서 디포짓 걸고 나중에 받기로 했어요!
이제 시작되는 와치푸어의 길... 왼손이 제일 비싼 사람



보관함 + 여행용 케이스
초콜렛?으로 추정되는 선물

 

소소한 선물 / 액세서리 구매 시 30% 할인(브레이슬릿) / 웨딩 더블마일리지 / 8년의 워런티 연장 등을 받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당연한 일이지만 매장에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줄 서지 않고 차분하게 구매했고요.... 오는 길 내내 영롱하게 쳐다보면서 살았더랬죠. 또 시계 뒷면이 사파이어 글라스로 되어있어서 무브먼트를 볼 수 있는데, 무브먼트 또한 매우 아름답습니다. 살짝 장난감 세계 같기도 하고용.

또 특이한 점은 마감에 날이 살아있어서 뭔가 만져보면 베일 것 같은데.. 실제로는 베이지 않는, 금속을 이렇게 잘 깎는다고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있었어요. 러그 부분에 베일듯한 각이 있는데, 날을 세워서 깎아놓았더라고요.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