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도 Ba에요....
앞서 선물을 구매했으니 이제, 정말로 프로포즈만이 남았습니다.
사실 Bo는 엎드려 절 받는 프로포즈를 당당하게 요구한 신 여성인데요.^^ 결혼 준비를 하면서 중간에 받는 프로포즈보다는 '외국(이런 것에 대한 국가 간 자랑 인스타는 차단했으면 좋겠어요.)'에서 하듯이 프로포즈가 선행되고 정말 결혼 허락으로서의 의미를 갖는 프로포즈를 받고 싶다고 했어요.
즉, 프로포즈를 할 때 결혼 준비를 하면서 중간에 받으면 약간 의무적으로 중간에 해야 하는..? 그 느낌이 싫고, 거절권이 있는 상태에서 프로포즈를 받고 싶다네요. 정말 프로포즈가 결혼 허락의 의미를 갖는 거죠. 사실 저한테 이렇게 미리 요구해놓고 받는 프로포즈나 결혼 준비 중에 하는 프로포즈나 뭐가 다른가 생각은 들지만요. ㅎㅎㅎㅎ
프로포즈 문화가 예전부터 있었던 서양에서는 오히려 심플하게 하는 편인 것 같은데, 역시나 한국에 들어와서 점점 상향 평준화되면서 준비를 하는 과정이 참 머리가 아프게 되었어요. SNS는 자랑 글만 올라오잖아요. 점점 잘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오다 보니 이제 보통 수준으로는 구색을 맞추기도 어렵게 되어버렸쥬..
그냥저냥 보통 수준의 프로포즈는 누구나 하는 것이고, 최소한 엄청 예쁜 분위기에서 하거나 아니면 엄청 특별하게 다른 무언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지만 여러분 실망하지 마세요.
'국룰'의 민족답게 항상 가이드라인은 있으니까요!!
근데 웃긴 건 가이드라인은 있는데 그렇게 틀에 박힌 대로만 하면 또 별로 안 좋아한다는 것이죠 ㅎㅎㅎ 정말 준비하면서 이런 여러 가지 생각에 혼자서 스트레스도 받았다가, 또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저 답지 않게 감정 기복이 있었던 시간이었네요. (저는 평소에 잔잔한 호수처럼 좋은 일이 생겨도 무덤덤하고 나쁜 일에도 조금은 무덤덤한 편입니다.)
갑자기 생각난 김에 잡설 좀 풀자면, 우리나라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따라가면 좋은 '인생 백서'라는 걸 마련해두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거에 맞춰서 살아가는 편이죠.
대학은 재수 없이 한 방에 좋은 데를 가라. 한다면 삼수까지만, 의대는 좀 더 해도 되고...
결혼은 서른 전에 하면 좀 빠르긴 한데 좋지...
직장은 다른 것보다 월급 따박따박 잘 나오는 대기업 들어가서 정년까지 최대한 다닐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대학교 공부해보고 좀 괜찮게 한다 싶으면 박사까지도 고려해보고... 30대부터는 골프, 테니스 등 배우고
직장 퇴근하고 저녁에는 자기 계발하고...
뭐 이런 게 교본처럼 정해져 있는 것 같아서 싫은 것 같으면서도. 근데, 또 이런 교본 같은 삶이 효율성이 높아서 포기할 수가 없네요 ㅎㅎㅎㅎㅎ
혼자서 끙끙대며 준비하던 설움이 생각나서 갑자기 욱했네요. ㅋㅋㅋㅋ
각설하고, 제가 생각하는 프로포즈 국룰 몇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 무무무무조건건 프라이빗한 곳에서!!!! - 둘만 있는 공간에서 하세요.
이것은 마치 oo 제1 법칙처럼 꼭 지켜야 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여러 사람이 축하해주는 장소에서 자신이 주인공인 된 듯한 기분을 좋아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정말 소수이고, 프라이빗한 장소에서도 주인공 같은 기분은 느낄 수 있습니다.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주목받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그렇게 주목받을 만한 대형 이벤트를 기획하기란 더 어렵습니다.
막 식당 같은 데서 갑자기 피아노에 앉아서 피아노 치면서 나랑 결혼해 줄래...? 라든지
회사 앞에 현수막 달고 확성기로 소리쳐서 부른다던지...
옛날 드라마들에는 저런 장면이 좀 나오는 것으로 봐서 유행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요새는 확실히 유행 아니에요. 저렇게 하려면 솔직히 준비도 힘든데 부끄럽고 별로 좋지 못한 기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2. 공간은 내가 아는 한 최대한 예쁜 곳으로 대관하자. 태어나서 한 두 번만 할 것이고, 무조건 처음 하게 될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세요. 프로포즈 경력직? 없습니다. 친구 하는 걸 몇 번 도와주면 고급인력이 될 순 있겠죠. 그러므로 공간 꾸미기에 서툴 확률이 높으며 난이도 있는 걸 시도하기는 어려운 것이죠. 올림픽에서 기계 체조 등을 할 때 평소에 안 하던 높은 점수의 기술을 갑자기 실전에서 바로 사용하진 않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이제 경력직으로써 준비해본 경험도 있고 몇 없는 친구들 준비할 때 도와줄 예정이므로 고급인력이 되었어요. 차도 있어서 출장도 가능하고, 혹시나 도움이 필요하면 저를 찾아주세요.
그럼 이제 난생처음 이벤트를 준비해보는 사람 입장으로써 공간을 하얗고 빈 도화지에 밑그림부터 열심히 그려서 그림을 완성하는 게 쉬울까요? 아니면 누가 잘 만들어놓은 컬러링 북 같은 곳에 색깔만 입혀서 예쁘게 만드는 게 쉬울까요... 즉, 장소만 잘 빌려도 중박은 한다는 것입니다. 파티룸을 대관해서 하려는 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 이미 잘 꾸며진 공간이 아닌 곳들이라면 더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집니다. 호텔이나 풀빌라가 더 좋을 것 같아요... 피눈물
3. 프로포즈 받은 사람이 그 여운을 즐길 시간을 주자.이거 솔직히 생각도 못해봤을 부분일 것 같아요. 프로포즈 후에 한두 시간 있다가 부랴부랴 정리하고 나가야 된다? 아니면 프러포즈받자마자 좀 있다가 나가야 된다?? 그것보다는 아예 숙박까지 대여해서 오래오래 감상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저번에 봤던 드라마 '결혼 백서'에서 식사+선상 요트 패키지로 프로포즈를 한 것을 보았는데요. 물론 좋긴 합니다만 프로포즈 받고 나서 몇 시간 뒤에 치우고 나가야하거나 그 장소를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 단점일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추천드리는 것은 2박정도 넉넉하게 숙소를 예약하고 프로포즈를 하는 것입니다. 하루만 숙박하면 다음날에 아쉬울 때쯤 아침에 체크아웃해야 하니까요.
4. 주변 사람들로부터 최대한 도움받자.혼자서도 준비할 수 있긴 한데요. 티 안 나게 준비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도와줄 사람이 있으면 좋고, 지인들이면 더 좋겠죠. 저는 다행스럽게도 딱 2명 있는 친구 모두 시간을 내서 그날 도와줬었어요. 전문 업체도 있긴 한데요. 그러면 정성이 없어 보이니까... 또 혼자서 준비하기에는 알리바이!? 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왜 같이 만나서 놀기로 해놓고 연락을 안 받아?? 이렇게 되기 십상이죠. ㅋㅋㅋ 그리고 왜 이렇게 늦게 데리러 와??
저는 호텔에서 진행했는데, 얼리 체크인이 당연히 가능할 줄 알고 계획에 상정해서 데리러 간다고 했는데... 그날따라 얼리 체크인을 안 받아줬고, 그냥 '내가 알아서 거기로 가면 될 것 같은데 왜 굳이 데리러 온다는 거야?' 등 의심을 피하기 어려웠죠. 전날 본가 김포에 갔다가 수원까지 다시 내려와서 잠실로 같이 간다고 말했는데(시간을 벌기 위해섭니다.), '평소에 가성비, 효율을 추구하던 인간이 왜 이렇게 비효율적인 동선으로 굳이 나를 데리러 온다는 거지?' 라고 생각하면서 의심이 들었대요. 그러니 평소에 좀 스윗함을 보여주도록 하세요.
5. 꽃을 직접 준비하면 감동이 배가 되는 것 같아요.
저는 화훼시장에서 다듬어지지 않은 꽃을 직접 구매해서 직접 다듬고 정리했었는데요. 지금 생각해도 처음이라 힘들고 두렵긴 했는데 꽃 무더기를 직접 구매해서 꾸미고 배치하고 하면서 감동 포인트를 더 만든 것 같아요.
꽃 관련해서는 꿀팁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_ 이때 사실 좀 정신없어서 사진은 하나도 못 찍었어요 ㅎㅎㅎㅎ
그래서 너는 어떻게 준비했는데?
꽃 시장 가서 보리, 미스티 블루 이 정도는 꼭 사시고 나머지 꽃들은 추천을 받으면서 예쁘게 잘 추천해주시더라고요 ㅎㅎㅎ
배경이 될 만한 보리, 미스티 블루 이런 것들을 구매하고, 메인 꽃들을 좀 사면될 것 같아요.
저는 보리, 미스티 블루, 장미, 튤립, 수국, 저거 하나 기억 안 나요 ㅠㅠ. 총 6가지 꽃을 한 묶음씩 구매해서 꾸몄어요.
두 번째로 준비할 점은 꽃은 미리 사놓는 게 어렵습니다. 전날 혹은 당일에 사서 손질할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우리가 꽃다발로써 구매하는 꽃들은 이미 잔챙이들을 많이 손질해서 주신 거라고 보면 됩니다. 원예용 가위, 이 날을 위해서 하나 샀는데 아주 좋더군요, 등을 구매해서 손질하시면 돼요. 손질이 어려울 것 같지만 의외로 직관적입니다. 옆에 이파리들을 좀 정리해주고, 뭉텅이로 있는 줄기들을 잔 가지로 나눠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고 나서 화병, 꽃다발의 레이아웃에 맞게 길이를 잘라주면 됩니다. 낙장불입이니까, 한 번에 과감하게 자르지 마시고... 길이를 가늠해가면서 조금씩 자르세요!
또한, 마지막 꿀팁은 이렇게 구매한 꽃들은 꽃다발이 아니기 때문에 컨디셔닝 이란 게 필요해요.
어려운 건 아니고 꽃을 펼쳐놓아서 꽃이 활짝 피고 싱싱함을 유지하도록 하는 건데요. 버킷이나 쓰레기통 이런 거에 물을 많이 담아서 꽃을 풀어두면 됩니다.
수국 같은 물 덕후 꽃을 제외하면 꽃에 직접 물을 주면 안 되고(수국은 물을 좋아해서 이름값 하듯이, 정 시들해졌다 싶으면 꽃에 직접 물을 줘도 된대요.), 오아시스(초록색 물 넣는 블록)에 꽃아 두던지, 아니면 버켓에 담아두고 직사광선을 피해서 최대한 펼쳐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면 꽃이 싱글 생글 해져서 더 예뻐져요.
시간 관련해서 꿀팁입니다!
그리고 양재 꽃시장은 일요일에 닫아요... 엄청 큰 변수
도매 꽃 시장은 [새벽부터 오후 1시]까지만 운영하고, 안 여는 날을 꼭 확인해서 방문하도록 하세요.
기억하셔야 할 부분은 도매 시장을 제외하면, 꽃을 이렇게 많이 사기는 어렵다는 것이죠.(비싸요 진짜로!!)
수도권에는 그래도 분절화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급하게 남사 화훼단지로 이동했어요.
여기는 한 건물 안에 몰려있다기보다는 여러 하우스에 나눠져서 화훼 용품 및 꽃을 팔고 있어요. 차 없으면 절대 못 갈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양재보다 거리가 가까워서 오히려 좋았네요. ㅎㅎㅎ
저는 풀---셀프 프로포즈로 모든 걸 직접 기획하는 준비를 진행했어요.
1. 장소: 서울 시그니엘
2. 꽃: [양재 꽃 시장 도매시장 -> 남사 화훼단지 변경]
3. 박스, 풍선, 헬륨 가스, 기타 꾸밀 아이템: 인터넷으로 방구석 구매
4. 전날 미리 가져갈 수 있는 것들은 만들어놓고 방 레이아웃을 보면서 거기다가 그림판으로 대충 배치하거나 대충 머릿속으로 구상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미리 생각해둬야 그나마 당일에 안 당황합니다.
5. 미리 빌드업된 시나리오로 여자 친구 속이기. -> 이것도 중요합니다. 자연스럽게 프로포즈 장소로 오게 하면서 눈치 못 채게 해야 돼요. 저는 실패.....
6. 방 꾸미기, 어느정도는 전날 진행해두고 친구들이 픽업 가는 사이에 꾸며놓고 퇴장하기...
다음 글은 실제 프로포즈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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