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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Ba입니다!!

 

오늘은 오산 맛집 민들레 화로에 다녀왔습니다.

저번에 만났던 친구에게서 오랜만에 먼저 만나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주말에도 자주 출근하고 평일에도 직장인으로서 바쁘게 살고 있는 터라 아쉽지만 뭐 이해는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약속을 먼저 잡다니... 그동안의 질척거림이 드디어 효과를 발휘했나 봅니다. 역시 열 번 찍어서 넘어가지 않는 나무는 없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의 약속을 만족스럽게 진행하고자 나름 열심히 맛집을 검색해봤습니다. '이건 기회야... 친구들에게 나를 증명할 기회!'

 

맛집을 검색할 때 기준이 있다면, 우선 가장 중요한 부분이 개인적으로 반골 기질이 있는지 프랜차이즈를 가는 것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일주일에 보통 한 끼 정도 사 먹는 편인데 뭔가 프랜차이즈는 다음 주나 나중에도 얼마든지 먹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편입니다. 그래서 보통 프랜차이즈 가게들을 방문한 건 Bo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것이죠....

 

또 가게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를 신뢰성 척도로 사용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좀 오래된 가게들도 좋아하는 편이고, 프랜차이즈가 아닌 진짜 숨은 맛집 느낌을 좋아합니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약간은 홍대병에 걸린 느낌이네요. 각설하고, 수원은 아직 좀 더 돌아다녀봐야 판단할 수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확실히 동탄은 아무래도 신도시라서 그런지 프랜차이즈가 많고 가게들도 새로 생긴 느낌이라 맛집을 찾을 때 별로 선호하진 않습니다. 이름을 바꾸지 않고 오랫동안 계속해서 같은 음식을 파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근본'있는 식당들을 좋아한다고나 할까요.

오산 맛집 민들레 화로

그런 부분에서 시내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민들레 화로'는 딱 제가 찾던 고깃집이 아닌가 합니다. 일단 체인점이 아니고, 나름 감성이 있고 오래된 곳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게들은 시내에서 떨어져 있다는 점이 오히려 끌리는 요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재야에 숨어있는 고수의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요?

 

또, 고깃집 찾을 때 나름의 기준이 있는데 집에서 비슷하게 먹을 수 있는 느낌이면 싫어합니다. 예를 들어서 숯불구이가 아닌 경우에는 집에서 불판에 구워 먹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습니다. 특히 가성비 생각하면 집에서 구워 먹는 게 훨씬 많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두 번째로는 고기의 종류를 좀 따지는 편입니다. 냉동고기나 일반적인 마트에서 파는 형태로 고기를 내놓는 집보다는 두껍게 썰거나, 숙성 고기이거나 이런 형태의 고깃집을 더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민들레 화로는 일단 숯불구이에 고기도 두툼하게 서빙되는 것 같아서 맘에 들었고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민들레 화로_웨이팅 좌석

금요일 저녁이라 예상은 했지만 진짜로 웨이팅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위치가 꽤나 구석진 곳에 있었고, 퇴근 후에 방문하다 보니 시간도 저녁시간보다는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도착했을 때 진짜 맛집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이런 애매한 시간에도 4팀이나 대기를 기다려야 했고 주차장에도 자리가 없어서 근처에 주차를 했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그랬지만 주차장은 15-20대 정도 댈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였고, 근처에 공터에 댈 수 있는 것까지 생각하면 주차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또 웨이팅 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있어서 사람이 많다고 다른 곳에 가기보다는 조금 기다리는 편이 나을 듯합니다. 또 유료이긴 하지만 오락기도 있고 이야기하다 보면 별로 심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근처에 음식점이 좀 있긴 하지만 걸어서 갈 정도는 아니고 멀리 떨어져 있어서 달리 갈 데도 없습니다. ^^

 

민들레 화로_곁들임 찬

자리에 앉으면, 고기랑 같이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소스와 반찬들이 서빙됩니다. 특이한 것은 콩나물 김칫국을 인당 한 그릇씩 주는 것이었습니다. 사진을 하나씩 전부 찍지는 못했습니다... 먹는 것에 집중하고 제가 고기를 구웠기 때문에. 저희가 막창 빼고 모든 고기를 전부 하나씩 주문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멜젓, 소금, 쌈장, 와사비 등의 다양한 소스를 제공했습니다. 그래서 질리는 감 없이 이것저것 바꿔서 먹었던 것 같습니다. 또 명이나물, 쌈채소, 마늘, 김치, 깍두기 등등 고기랑 먹기에 좋은 핵심을 잘 짚은 느낌이었습니다. 또 반찬은 모자라다면 셀프코너에서 가져올 수 있어서 넉넉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각종 김치들은 파는 것 대신 담근 것을 사용하는 것 같아서 맘에 들었습니다.

 

 

갈매기살, 삽겹살, 목살

고기를 두툼하게 썰어주고, 따로 정육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이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특히 특수부위는 통으로 잘라서 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외에도 가브리살이랑 항정살도 먹었는데, 맛에 취해서 찍지는 못했습니다. 항정살과 가브리살도 두툼하게 통으로 주셔서, 잘라서 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별다른 처리 없이 고기에 왕소금만 조금 뿌려져 있는데, 사실 고기 자체로만 먹어도 좋은 고기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일단 육향이 강한 고기들이었고, 두툼해서 그런지 구웠을 때 육즙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색깔에서 보이듯이 선도가 좋은 고기였고 가위가 그렇게 잘 드는 것은 아니라서 자르기 힘들 정도로 고기가 탱글탱글하고 씹는 맛이 좋았습니다.

 

고기도 양이나 질을 생각하면 합리적인 가격이었습니다. 한 접시가 부담된다면 반 접시(250g)씩 주문할 수 있는 점도 장점입니다. 덕분에 여러 부위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맛있는 고기들은 양념이랑 같이 먹을 필요도 없다고 하던데, 곁들임 찬도 알차게 나오는 편이었지만 그냥 고기만 먹어도 맛있었습니다. 소금만 찍어먹어도 충분히 맛있었네요. 또 숯도 좋은 것을 쓴다고 느껴졌습니다. 제가 나름 포항에서 옥상 바베큐를 많이 해봤었는데, 그때 얻은 나름의 지식이 있습니다. 불향이 많이 나는 것만이 꼭 좋은 숯이 아닙니다. 보통 마트에서 연기가 강하게 나는 흑탄을 삿을 때 그런 편이고(별로 좋은 숯이 아닙니다.), 좋은 숯들은 화력이 오래가면서 연기도 많이 피우지 않고 은은하게 향을 가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잘 구운 것일 수도 있는데, 돼지고기에다가 지방이 많은 부위를 구우면서 연기랑 불내는 일 없이 잘 구워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숯불향이 은은하게 가미되어서 더 맛있었습니다. 아마 숯을 나름 좋은 것을 쓰시는 듯합니다. 불판도 특이하게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아마 처음 방문하시더라도 본능적으로 가장자리 쪽에 고기를 놓으면서 굽게 되실 것입니다. 그러면 안 태우고 잘 구울 수 있을 것입니다.

 

기름기 없는 부위부터 많은 부위까지 다양한 특수부위가 있어서 전부 다 맛보고 싶으시다면 지방이 적은 순으로 갈매기살 - 목살- 삼겹살 - 가브리살 - 항정살 순으로 주문해서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고기 굽는 실력 나날이 발전 중_흑마늘은 제가 태운 거 아닙니다.
김치말이 국수 _ 된장찌개, 계란찜 사진은 죄송합니다.

마지막에 후식으로 김치말이 국수, 계란찜, 된장찌개, 밥도 시켜서 먹었습니다. 이날 밤에는 좀 추워서 김치말이 국수는 약간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얼음 동동 띄워서 주시니 더운 여름밤에 먹으면 시원하고 좋을 것 같습니다. 고기랑 같이 먹으면 육쌈냉면 같은 느낌도 좀 납니다. 뭐 엄청 특색 있는 맛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계란찜과 된장찌개는 잘 나가는 고깃집답게 훌륭했습니다. 포슬포슬하게 잘 만든 계란찜이었고 된장찌개도 건더기가 실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밥도 요새 공깃밥 안에 좀 비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아서 만족했습니다. 

 

맛에 취해서, 고기 굽는데 취해서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네요. 그만큼 맛있었고, 사실 접근성이 별로 안 좋은데도 사람들이 북적북적해서 의아했었는데 고기를 먹으러 멀리 올만큼 맛있었습니다. 차를 가져와서 맥주를 안 마셨는데, 맥주랑 같이 먹어도 아주 맛있을 것 같습니다. 담에는 근처에서 택시 타고 와야겠습니다.

 

 

한줄 총 평: 고기를 먹기 위해 멀리 올만큼 맛집

 

맛: 4.7/5

가격: 4.5/5

접근성: 3.8/5

 

재방문의사: 다음 모임도 여기서 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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