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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Ba입니다.

사무실 출근을 하면서 아직은 교육뿐이지만 이것저것 하다 보니 항상 시간이 없네요. 

학부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과 대학원 핑계로 오랫동안 못 만났었는데, 다들 비슷한 곳으로 결국 모이게 되어서 다시 뭉치기로 했어요. 4월 30일에 만나서 완전 풀코스로 얼큰하게 술을 마시고 나서 다음날 해장으로 순댓국 먹고 예쁜 카페에서 커피 한잔 했어요.

 

친구들 모두 주말 근무, 교대 근무를 가끔씩 하다 보니 시간 맞추기가 참 어려웠는데 기적같이 시간을 마련해서 4월의 마지막 날과 5월의 첫날을 재미나게 보냈습니다. 한 달에 2-3번 주말 근무하는 친구, 교대 근무하는 친구, 맨날 약속 있는 K-장남들이 약속을 마련하기란... 이래서 점점 친구를 만나기 어려워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점점 공감이 가는 게 슬퍼요.

 

정담 순댓국은 경기대 앞에 위치해있고, 가게 내부를 살펴본 바로는 소위 제가 좋아하는 '근본'있는 음식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점심에 들어갔는데, 소주 한 병이랑 국밥 드시는 할아버지들도 많이 계셨고 경기대 학생이라면 알만할 만큼 오래된 음식점이기 때문이죠. 저는 경기대가 수원에 캠퍼스가 있는 것은 알았지만 정확히 어딘지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는데, (오히려 충정로 쪽이 익숙했어요.) 광교 호수도 가깝고 광교에 위치해서 대학 다니기 참 좋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대학 근처에 가서 대학 분위기도 느끼고 좋았네요.

 

순대국밥, 돼지국밥에 필요한 정구지, 마늘, 새우젓, 깍두기, 김치 등이 기본으로 제공되었습니다. 딱 필요한 것만 반찬으로 나온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취향에 맞게 후추, 들깻가루, 소금, 다대기, 새우젓 등을 제공해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적당한 구성이었습니다.  

간단한 찬과 양념들

여기는 순대국밥 전문점인데, 국물이 뽀얀 것 보이시나요. 뼈를 많이 넣고 육수를 내셨는지 진한 육수가 돋보였습니다. 요새는 돼지냄새를 잡거나 깔끔한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렇게 진하고 약간 걸쭉한 느낌의 육수인 곳들을 찾기 힘든데 아주 좋았습니다. 또 돼지 내장이 많이 들어있어서, 거기서 나오는 풍미랑 식감이 매우 좋았습니다.

 

그리고 공기밥 양도 아주 넉넉한 인심이 느껴졌습니다. 요새는 공깃밥 주문하면 항상 반쯤 비어있어서 물가가 올랐으니 이해는 하면서도 은근 빈정 상하는 부분이었는데, 여기는 살짝 조가 들어간 조밥에 공깃밥이 밥공기에 거의 차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밀도가 느껴지는 국물과 요새 찾아보기 힘든 공기밥

 

건더기는 머릿고기, 내장, 당면 순대와 피순대가 섞여서 들어있었습니다. 건더기가 아주 많은 것까지는 아니었는데, 그래도 꽤 실하게 들어있었습니다. 그래서 먹고 나서 완전 든든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내장이 많이 들어간 순댓국은 들깨가루와 환상의 궁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들깨의 고소한 냄새가 내장과 어우러져서 국물을 더 진하게 하고 잡내를 잘 못 느끼게 해 주기 때문이죠. 거제 '충남식당'에 가면 기본으로 들깨가루를 넣어서 주는데 아주 환상적입니다. 그래서 맛잘알로서, 들깨가루를 추가해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추가로 맛있게 먹는 저만의 비법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처음에는 뽀얀 국물로 먹다가 후반부에 다대기를 말아서 먹는 것이죠. 이렇게 먹으면 그냥 국밥과 얼큰 국밥을 같이 먹는 느낌이라 질리지 않고 밥 3그릇도 뚝딱할 수 있습니다. 국밥은 개인 취향에 맞게 이렇게 커스텀해서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다음에 또가고 싶은 국밥 비쥬얼

음식은 다 좋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가게 위치입니다. 주변에 유료 민간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복잡한 골목길에 있는데다가 공사 중인 곳도 있어서 도로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차로 찾아가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다 감안하더라도 다시 방문해보고 싶은 맛이네요. 술 먹으면 다음날 항상 입맛이 덜 느껴져서 보통 뭘 먹더라도 맛있게 먹기 힘든데(혀가 마비된 느낌), 그런 걸 감안해도 맛있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최상의 컨디션으로 다시 한번 방문해보고 싶은 곳입니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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