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Ba에요~~~
감사하게도 생일 기념으로 오마카세를 예약해 주셔서 다녀왔습니다.
원래 다른 곳을 예약해주셨는데, 같은 화성이긴 하지만 좀 멀리 떨어진 '송산 그린시티' 근처에 예약해 주셔서 해프닝 이후에 다시 예약해 주셨습니다. 회사에 주말 출근 하는 날이었어서, 퇴근 후에 동탄 치동천 근린 공원 주변에 있는 오마카세 '엔'에 다녀왔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하게 되어, 주변을 산책하다가 '뵈르'라는 잠봉뵈르 전문 카페에 가보게 되었어용.
치동천 근린공원도 은근 아기자기하고 힐링 플레이스 같았는데, 차는 많은데 비해서 사람은 거의 없어서 좀 신기했어요. 그래도 몇몇 유명 명소가 곳곳에 숨어있는지 토요일 디너인데 붐비는 곳은 좀 붐비지만 전반적으로 한산해서 좋았어요.
주변에 '토이빌리지' 장난감 가게가 있었는데, 거의 장난감 백화점 수준이라 나중에 애기 생기면 자주 가게 되지 않을까요??
이 주변에 유료 공영주차장도 별로 없고, 약간 이중주차스러운 갓길 주차를 해야 하는데... 주차장이 넉넉하게 잘 되어있다는 것이 좋아 보였습니다.
주변에 기다리면서 가게 주변도 사진 찍고, 다른 신기하게 생긴 가게도 있어서 사진 찍어놓았어요. 약간 주점인 것 같은데.. 뭔가 진입장벽 있어 보이는 분위기였어요.
각설하고 카페 내부를 들어가 보면, 베이커리 특화 카페인 것 같은데... 토요일 오후 늦은 시간에 방문해서 대부분의 빵이 품절되고 없었습니다. 그래도 Bo가 좋아하는 토마토 바질 빵이 있어서 하나 구매해 봤네요. 잠봉뵈르 맛집이라서 그런지 카페 이름도 '뵈르'였어요. 다음에 일찍 방문하게 되면 잠봉뵈르 샌드위치도 한 번 먹어보고 싶네요.
카페는 요새 감성 카페 답지 않게 자리가 너무 편해서 좋았어요. 잠깐의 힐링이었지만 오랫동안 한적하게 시간을 보내도 좋겠더군요.
음료는 토마토 바질 에이드를 시켰어요. 정말 Bo의 해바라기 취향.... 상큼하고 토마토도 많이 들어가 있어서 좋았어요.
이따가 오마카세 먹을 예정이므로 음료만 기다리면서 먹기로 하고 빵은 나중을 기약했어요.
다음날 토마토 바질 빵도 먹어봤는데, 빵이 쫄깃하고 매우 맛있었어요. 왜 대부분 품절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죠.
옥수수는 장터에서 사놓은 짬... 옆에 애플 패스츄리도 회사 테이크 아웃 짬...
이렇게 카페에서 시간을 좀 즐기다가 본격적으로 오마카세를 먹으러 가봤습니다.
'엔'에 특이한 점이 있다면, 바로 셰프님이 일본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어를 잘하면 서로 소통도 더 잘 되고 더 재밋게 즐길 수 있다는 코멘트가 있더라구요. 저희는 일본어도 잘 못하고 부끄러워서 막 리액션을 크게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다른 매니저 분들이나 서버 분들은 한국말 잘 하시니까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또 쉐프님 성함이 '야스오' 시더라고요. 주로 방문하는 연령대가 낮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만약 젊은 남성분들이 방문하면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이 생각나실 것 같아용...
사실 오마카세 방문은 거의 처음이나 마찬가진데 어색하지 않게 잘 응대해 주셔서 편하게 식사했고요. 뭔가 일본 감성이 살짝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오사카' 스타일의 스시야라고 하셨어용. 사실 오사카를 한 번 밖에 안 가봤고, 일본 오마카세를 많이 가본 것도 아니라 어떤 부분이 다른지는 사실 몰랐어요 ㅎㅎㅎ. 검색해도 정확히 어떤 부분이 다른지 안 나오기도 하더라구요. 오사카가 그래도 우리나라의 약간 부산 같은 분위기이니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려나요...?
한치와 미나리, 그리고 약간의 유자향이 포함된 애피타이저 메뉴였습니다.
입맛이 싹 도는 상큼한 맛이었고요. 칼솜씨가 느껴지시는... 그런 식감이었어요. 시작부터 기분이 좋더라고요.
두 번째 메뉴 역시 한치, 새우가 조금 들어간 야채샐러드였습니다. 여기 스타일은 맛있는 재료 몇 가지를 여러 메뉴에 공유해서 사용하는 것 같았어요. 이게 나오는 횟감, 음식의 다양성이 부족하게 느껴져서 그런 쪽에서는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는데, 대신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best 재료들이 자주, 양도 많이 서빙된다는 점에서 저는 매우 좋았어요. 특히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비싸고 맛있는 우니가 자주 나와서 저는 호호호!!!
두 개로 상큼하게 입맛을 돋우고 나니 본격적인 요리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세 번째 메뉴는 은행, 성게알, 새우 등이 들어간 계란찜이었는데, 지금까지 먹어본 계란찜 중에 제일 맛있었습니다. 오마카세, 코스 요리 등을 그래도 살면서 몇 번은 먹어봤는데 가장 맛있었던 계란찜이었어요. 서빙 시에 적절한 따뜻한 온도로 주신 디테일이 좋기도 했구요.
네 번째 메뉴부터는 본격적인 메인 메뉴였는데요. 사실 여담이지만 Bo는 여기서부터 슬슬 배부르다고 했어요. 저도 한 접시에 2인 양이 서빙되어서 같이 먹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도미 껍데기, 도미, 단새우, 광어, 숙성 광어 지느러미, 특제 매실 소스 + 갯장어, 우니, 특제 매실 소스 + 오이 요리 등이 같이 나왔어요. 또 일본에서 먹는 향신료인 시소가 나와서 상큼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도미껍질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약간 데친 요리와 갯장어, 오이 등이 개인적으로 제일 맛있었어요. 셰프님이 만드신 매실 소스가 맛있는 것 같습니다. 광어 지느러미 또한 아는 맛이지만 상당했어용. 광어나 도미 회 역시 당연히 맛있기도 하고... 두툼하고 식감 또한 좋았습니다. 몇몇 메뉴는 간장 대신 좌측에 있는 대신 특제 소스에 따로 찍어먹으면(뭐였는지는 까먹었어요 ㅠㅠ) 된다고 알려주셨어요. 또 왼쪽부터 순서대로 먹으면 맛 밸런스가 적절하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도미껍데기 ~> 우니 순서로 말이죠.
전복찜 + 내장 소스였는데, 하나도 안 비리고 맛있었어요. 개인적으로 눅진해서 좋아하는 맛은 아닌데 호불호 없이 먹을 수 있는 정도의 깔끔한 맛이었어요. 소스에 밥 비벼먹고 싶다는 요청이 많으셨는지, 밥을 따로 조금씩 주셨어요. 내장 소스 초밥으로 나름 커스텀해서 따로 먹었습니다.
그다음은 소고기 타다끼 요리였는데, 말해서 뭐 합니까... 야들야들한 채끝등심? 모든 소스를 직접 만드신다고 하셨는데 다 맛있었어요. 타다끼 자체와 칼질이 훌륭해서 씹는 맛이 좋았습니다.
저희 외할머니도 제사 때 꼭 문어를 올리시는 편인데, 외할머니 또는 어머니로부터 자주 귀동냥 했던 말입니다. 문어를 잘 찌는 것이 어렵다고 합니다. 문어의 삶은 정도가 매우 적절했습니다. Bo도 경주 출신이라서 문어를 자주 먹었다고 하는데, 문어가 정말 맛있다고 하더군요. 저도 동의합니다 ㅎㅎ.
소스에 절여진 두부였는데, 맛있구요. 도미찜, 생선탕수 이런 메뉴가 제 최애인데~ 아주 맛있었어요. 맛있는 흰 살 생선은 살이 탱클하고 쫄깃한 것 아시죠?? 도미 상태도 좋은지 살이 쫄깃쫄깃하고 아주 맛있었어요. 특제 소스라고 하셨는데, 이것 역시 밥 곁들여 먹고 싶을 만큼 맛있었어요. 하지만 밥을 주시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배부르거든요 ㅎㅎ. 사실 저도 말은 안 했지만 이때부터 슬슬 좀 배가 찬다..?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날 근무 때도 점심때 양 적은 메뉴 먹어서 배도 비워놓고 왔는데. ㅎㅎㅎ
아직 본격적으로 초밥이 나오기도 전이라는 것이 함정입니다. ㅎㅎㅎ
이제 본격적으로 초밥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초밥은 참치 - 한치 - 새우 - 입가심용 장국(유자 껍질이 들어가서 독특했습니다.) - 광어 - 새우 머리 튀김 - 갯장어 초밥 - 성게 + 한치 + 단새우 군함말이 - 후토마끼 순으로 나왔습니다. 딱히, 말할 것 없이 다 훌륭했고요. 특이한 점이 있다면 처음엔 회가 좀 큰가 싶었는데 그에 맞게 밥도 큰 편이라 결국 둘 다 크더라고요. 그래서 먹다 보면 배부릅니다. 크기가 일반적인 초밥집에서 보통 12p 정도 먹어도 배부르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여기서 먹은 초밥은 한 6p 정도임에도 14p 먹은 정도의 기분입니다. 또 손으로 먹으면 더 감성 있습니다. 손으로 턱 집어서 꿀떡 먹는 게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고 하시네요.
생새우 초밥은 사진 분실...
원래 민물장어를 더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나고'도 맛있게 만들면 상관없는 것 같아요. 가시도 하나도 없고 야들야들하게 맛있었습니다.
이게 한입에 다 먹어야 맛있다고 하셨는데, 한입에 넣기에 상당히 큽니다. 사진상으론 잘 안 보이는데.. 저는 배부른 Bo를 위해 두 개 먹었더니 진짜 배가 터질 뻔했습니다. 맛있는 것들을 잔뜩 넣은 요리라 맛있습니다 ㅎㅎㅎ.
식사의 마지막 순서로는 오차츠께와 계란말이가 나왔습니다. 계란말이는 일식집에서 그 가게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기도 하고 그래서 제일 기본이지만 잘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우리나라 계란말이와 다르게 얇게 여러 겹으로 만들어서 식감이 독특하고요. 달달하니 맛있었어요. 셰프님이 새벽 6시 전에 일어나서 계란말이부터 만드신다고 하시던데... 뭔가 저처럼 정성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오차즈께도 생선살이 가득 들어가 있어서 맛있었고.. 크런치!? 의 식감도 좋았습니다. 아주 든든한 국밥 먹는 느낌... 녹찻물에 말아먹는 비주얼은 보리굴비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그 맛은 든든한 생선 국밥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 그리고 이때부터 나온 그릇들을 보고 느낀 건데 참 예쁜 그릇을 사용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릇이 예뻐서 하나 사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어요.
마지막 디저트는 땅콩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 잘 몰랐던 사실이지만 오마카세 스시야에는 전통이 있다고 합니다. Best는 셰프님의 사모님 또는 최소 가족, 본인이 직접 디저트를 만드는 것이 국룰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여기서도 사모님이 직접 만드신 특제 땅콩 아이스크림이 디저트로 나왔습니다. 달달하고 땅콩 맛이 진해서 좋았습니다. 그릇도 차갑게 서빙해 주신 센스가 있었고요. 역시나 이것도 그릇이 예쁘고 질감이 좋아서 기분이 좋아지는 마무리였습니다.
한 줄 요약으로 맛은 당연히 좋았고, 양과 서비스도 만족스러웠습니다. ㅎㅎㅎ
또 식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주방도 굉장히 깔끔하다고 하십니다. 이런 것도 참고하세요~~
개인적인 철칙으론 저 스스로 오마카세를 가는 것은 사치라서 자주 가지는 못하겠지만, 부모님, 장모님, 장인어른을 모시고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부모님은 양 푸짐히 나오는 걸 좋아하는데.. 굳이 뷔페 안 가고 먹어도 충분한 양이라고 생각됩니다. 나중에 보너스 나오면 꼭 모시고 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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